신호등 비가 오는 날 우산 없이 걷다가 고장 난 우산도 보이지 않는 허름한 골목에서 고양이 한 마리가 오르는 물빛 하늘을 보았다 길바닥으로 흐르는 고양이의 마지막 눈물 생각해 보니 지나온 골목에 고장 난 우산이 있긴 있었다 뼈대만 남은 채 살을 타고 흐르는 서늘한 빗줄기 살아서 길을 건너야지 앞만 보고 걷는데 발끝을 따라오는 질긴 빗줄기 녹슨 핏줄기처럼 카테고리 없음 2023.06.26
영어공부 I made a cheese omelet for you. 너를 위해 치즈오믈렛을 만들었어. Wow! Did you really make this by yourself? 와우~. 정말 네가 직접 만들었어? Yes! made this omelet by myself 그래. 이 오믈렛 내가 만들었어. (그냥 간단히 Yes by myself or by oneself = 직접, 혼자서) I want to taste it right away! 바로 맛보고 싶네. taste = try를 대신 사용해도 됨. Hold on, Let me make a ketchup heart on it. 잠깐만. 오믈렛 위에 케첩 하트를 만들게 카테고리 없음 2023.06.26
친구 친구(親舊)는 원래는 친고(親故)와 같은 말로 '친척과 벗'을 뜻하는 한자어였다. 친(親)은 친척, 구(舊)는 '오랜 벗'을 뜻한다. 친구로부터 부고장을 받았다. 부친상. 돌이켜보면 중2 때 같은 반이었고 그 후 전역 후 친구들의 결혼 무렵까지 단체로는 어울렸지만 둘만의 돈독한 친교는 전혀 없다. 경조사 외에는 또는 누군가의 연락처를 묻는 일 따위 외에는 카톡도 전화 안부도 없는 사이. 서로가 개인적으로 밥 한 끼 주고 받은 적도 없다. 나이 들수록 이런 관계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어렸을 때 떼로 놀던 무리 중 한 명의 친구가 지금도 친구가 될 수 있는가 하는 유치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게 된다. 내가 생각하는 친구란 최소 1년에 한 두 번이라도 안부를 묻고 최소 5년에 한 번이라도 얼굴 보는 게 친구.. 카테고리 없음 2023.06.25
프라하 한인교회 체코 프라하에 머물 때 아는 선교사님께 소개받은 프라하한인교회에 갔다. 어느 주일에 가든에서 교인들끼리 가든파티로 양념된 돼지고기를 구워 먹는데 교인이라고 해봐야 아이들까지 십여 명 정도. 평소 양념된 고기를 즐기지 않는 탓에 기호상 단맛이 싫어서 혹시 후춧가루가 있냐고 물었는데 목사님 대답이 사람을 기분 상하게 한다. "아. 후추 치면 안 돼요." 누가 전체에 뿌린다고 했나. 내가 먹을 부분에만 뿌리려 했던 건데 내 말은 무시당했다. 그리고 고기 굽기에 사활을 건 모습 사모님이 건물 쪽에서 외쳤다. "목사님 여기서 상추랑 반찬 나르기 머니까 불을 이리 좀 가까이 옮겨요" 사모님 말도 무시한다. "그냥 여기서 구울 거니까 그냥 날라요" 속으로 생각했다. "거 참 사람 말 되게 무시하네" 초반에 인사때 한.. 카테고리 없음 2023.06.24
최강야구 잘하진 않았어도 10대 시절 친구들과 즐겼던 스포츠는 야구였다. 박철순 은퇴 이후 어느 팀도, 선수도 딱히 응원하지 않았다. 그러다 최근 알게 된 프로그램'최강야구' 이승엽 감독의 뒤를 이어 김성근 감독이 (개인적으로 김성근 감독의 팬이다.) 지휘하는 은퇴한 선수들과 신인들로 구성된 팀 '몬스터즈' 예능이라지만 프로팀. 고교야구. 대학야구팀들과 진짜 승부를 겨룬다. 은퇴한 선수들의 죽지 않은 열정이 마운드에서 빛을 보이고 때론 안타깝고 때론 감동이 있다. 최근'최강 몬스터즈'합류한 선수들 중 눈여겨보게 된 대학생 투수'정현수' (성균관대) 커브가 일품이다. 직관으로 열린 성균관대 선수들과의 대결 정현수가 선발로 등판했다. 구속 145를 넘나드는 좌완투수. 수많은 관중들이 아들의 이름을 외칠 때 관중석에 .. 카테고리 없음 2023.06.24
브레이크 타임 점심때를 놓치고 여기저기 찾다가 재패니스 레스토랑을 찾았다. 이런.. 14시~17 브레이크 타임. 까짓 거 옆에 이탈리안 레스토랑 가지 뭐. 허허 ~이런.. 여기도 브레이크 타임. 시간을 보니 3시.. 그래 일하는 분들도 쉬어야지. 그럼 일단 다른 데로 이동해서 아무거나 먹자는 생각에 머물던 장소를 떠나서 무작정.. 오. 저기 망향국수 있네. 국수나 한 그릇 먹지 뭐. 그.. 그런데 아. 이럴 수가... 식당 문 앞에 이렇게 쓰여있다. '영업종료' 오후 5시경에 영업종료라니 순간 배가 고파서 헛것이 보였는지 망향국수가 망할 국수로 보였다. That day was Murphy's Law 카테고리 없음 2023.06.23
부안여행 "내 고향은 폐항. 내 고향은 가난해서 보여줄 건 노을밖에 없네~" 영화 '변산'대사 중에서 바다가 보이는 숙소는 많다. 흔히 속초가 그렇고 제주가 그렇다. 그러나 정말 세련된 공간을 고르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유는 세련된 숙소가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개인적으로 시각디자인 전공인 나는 더 까다로운 편. 제주의 물가가 비싸고 중국인들의 무차별 유입 후 분위기도 예전 같지 않고 속초의 바다뷰 숙소는 동해 해안도로 탓에 대부분 길가에 숙소가 있어서 승용차의 소음이 있다. 고민 끝에 대중적으로 인기 장소는 아닌 부안을 택했다. 변산반도가 있는 곳 결과적으로 선택은 탁월했다. 펜션 '바라한' 변산의 보물 같은 숙소 통유리창으로 보이는 서해바다의 깊은 풍광이 우리가 흔히 아는 제부도나 대부도의 느낌과.. 카테고리 없음 2023.06.23
Cook 감자 파프리카 볶음 감자와 파프리카를 길쭉하게 썰어놓고 감자를 살짝 물에 헹궈 전분기를 제거 먼저 감자에 기름을 둘러서 천천히 볶다가 어느 정도 감자가 익으면 파프리카를 넣고 같이 볶아준다. 간은 허브소금과 후추. 다 익었다 싶으면 불을 끄고 열기가 한숨 빠지게 한 뒤 위에 깨를 살짝 뿌려서 마무리 Cooking is always fun 카테고리 없음 2023.06.23
논산을 지나며 논산을 지나다가 논산훈련소를 본다. 청춘들이 입소. 하는 게 보인다. 말로만 들었지 처음 지나가 보는 곳. 나는 논산이 아니라 춘천 춘성군에 있는 102 보충대로 입대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거기서 703 특공연대로 차출되었다. 논산은 어머니의 고향. 내가 보충대 2박 3일 일정을 끝내고 훈련소에 입소했을 때 군입대 시 입고 갔던 훈련병들의 옷은 훈련소에서 일괄 각자의 집으로 소포를 보냈다. 훈련소에서 보내온 아들의 옷을 3달간 세탁하지 않으시고 아들이 보고 싶을 때마다 옷에 코를 묻고 우셨다는 어머니. 나 역시 56세의 이른 나이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옷에 코를 묻고 울던 시절을 지나서 우연히 어머니의 고향 논산을 지나다가 말로만 듣던 논산훈련소 앞을 지난다. 입소하는 청춘들을 본다. 부모와의 짧은 이.. 카테고리 없음 2023.06.22
재래시장 예산 백종원이 조성한 재래시장 앞 할머니 행상들이 즐비하다. 문득 돌아가신 친할머니 생각에 완두콩을 산다. "이거 한 바구니 주세요." 할머니가 허리를 펴고 콩을 푸기 위해 일어나는데 할머니 키가 훤칠하다. "오호. 할머니 소싯적에 동네에서 한 몸매 하셨나 봐요. 키가 크세요" 할머니는 기분이 좋으신지 콩을 담는 손이 커진다. 덕분에 콩을 많이 받았다. "많이 파시고 건강하세요" 문득 할머니 생각에 코끝이 찡했다. Compliments make people happy 카테고리 없음 2023.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