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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

예산 백종원이 조성한 재래시장 앞 할머니 행상들이 즐비하다. 문득 돌아가신 친할머니 생각에 완두콩을 산다. "이거 한 바구니 주세요." 할머니가 허리를 펴고 콩을 푸기 위해 일어나는데 할머니 키가 훤칠하다. "오호. 할머니 소싯적에 동네에서 한 몸매 하셨나 봐요. 키가 크세요" 할머니는 기분이 좋으신지 콩을 담는 손이 커진다. 덕분에 콩을 많이 받았다. "많이 파시고 건강하세요" 문득 할머니 생각에 코끝이 찡했다. Compliments make people happy

카테고리 없음 2023.06.21

사고는 남의 일

어느 날인가 어느 목사님과 점심밥을 먹고 있는데 곁을 지나던 네오트로 식당 사장이 나의 휴대폰 케이스에 붙은 노란 리본을 보고 한마디 한다. "뭔 이런 걸 아직도 붙이고 있어?" 순간 화가 확~치밀어 올랐다. 이 사람들이 크리스천이 맞나 싶었다. "사장님 세월호 유가족 만나본 적 없죠?" "제가 아는 아이는 형을 잃었고요." "어떤 아이는 언니를 잃었어요." 마침 사장의 딸이 보이길래 덧붙였다. "사장님 딸이 죽었어도 그렇게 말씀 하시겠어요?" 당황한 듯 사장이 정색을 한다. "에이 또 예를 그렇게 들면 안 되지." "왜요? 사고는 남의 얘기여야 되나요?" "알았어. 미안해. 밥 먹어~" 인간들이 인간이 아니다. People want misfortune to belong to someone else

카테고리 없음 2023.06.21

고모할아버지

아버지의 고모부를 일컫는 호칭으로 '대고모부'라고도 한다. 어릴 적 아버지를 따라 고모할머니 댁에 가면 할아버지는 학자인 탓에 언제나 2층 서재에서 책을 읽고 계셨다. 독수리 박재. 대리석 재떨이. 삐걱이는 나무계단과 마룻바닥의 일본식 가옥. 나는 어렸던 탓에 계단에서 자주 굴러 떨어졌던 기억이 있다. 할아버지는 당시 국립 공업연구소장 고) 이범순 박사. (고려대·한양대·인하공대·춘천농대· 서울공대·전북대공대의 교단에 섰었고 교통부·특허국·조달청·표준국·계량국에 관계하기도 했으며 63년에 국립공업 연구소장에 임명되었다. 같은 해에 삼일문화상을 탔고 64년엔 명예공학료의제조법 등 4개의 특허등 신기술개발에 공헌한 사실이 인정받았고 제지공업 연구로 국내 처음으로 흰 종이를 개발하였다) 지금은 A4용지의 백지..

카테고리 없음 2023.06.20

수어

1. 수어로 찬양해본 적 있는가 손으로 드리는 찬양을 경험해 보면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드리는 찬양이 이런 거구나 하는 깨달음이 온다. 2. 한 번은 식당에서 '와우'를 장착한 청각장애 아들을 윽박지르며 구박하는 여자를 봤다. 장애가 없는 2명의 딸과 장애가 있는 아들. 그 아이는 엄마와 동생들의 눈치를 본다. 가족에게 주눅이 든 아이의 눈빛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3. 2명의 아들이 농인으로 태어나자 남편은 부인과 아들들을 버리고 집을 나갔다는 여집사님은 처음에는 아들들의 장애를 인정하기 싫어서 일반 학교를 보냈지만 결국 다른 아이들 틈에서 '반벙어리'에 지나지 않는 현실. 결국 아들들을 농인학교에 보내고 나서 두 아들이 수어를 익히고 자신들의 감정을 손으로 표현하는 걸 보고 눈물과 기쁨이 뒤섞이..

카테고리 없음 2023.06.20

기브 앤 테이크

오래전 일이다. 임대인이 전세금을 갑자기 올려달라고 했는데 이런 하필이면 지갑이 빙하기를 지날 때 사정을 안 교회 재정부의 후배집사가 물었다. "형님 구휼 프로그램 있는데 신청해 볼까요?" 평소 내 성격을 아는 동생이라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러나 상황이 자존심 따질 시기가 아니라 마지못해 수긍하는 듯 말끝을 흐렸다. "2달 후 줄 수 있어. 200만 원이면 되는데." "한 번 신청해 볼게요." "고마워" 며칠 뒤 집사에서 목사가 된 협동목사께서 전화가 왔다. "집사님 태균집사한테 얘기 들었고 담임목사님께 얘기했더니.. 저.. 그게.. 막일을 해보는 건 어떠냐고 그러시네." "아. 그래요?" 순간 열이 훅 ~올라왔다. 김상렬 목사가 3대 담임으로 부임 후 교회 심벌로고를 새로 만들고 싶다 하여 후배집사가..

카테고리 없음 2023.06.20

음반

젊은 날에는 레코드판으로 불렸던 LP를 모으고 또 시절이 지나 디지털 시대가 오니 CD를 모으고 사람들의 관계도 확장하려 애쓰고 사람들과 호형호제의 인연을 맺기도 하면서 인맥 늘리기에 신경을 쓴듯하다. 나이를 먹다 보니 필요이상은 부질없는 짓. 받아놓고 누구의 명함인지 모르는 경우도 부지기수. 모두 버렸다. 하물며 친구는 어떤가. 결혼 전에는 자주 보다가 결혼 후 이사 가고 사는 곳 멀어지고 각자 자기 살길 바빠 몇 년에 한 번 얼굴 보고 가끔 카톡으로 안부 묻는 게 전부다. 나이 들수록 점점 고립되는 섬과 같다. 인생은 결국 혼자 걷는 긴 여행이 아닌가. 죽는 순간까지 함께 할 사랑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축복이겠다. Life is a journey of self-reflection

카테고리 없음 2023.06.20

아끼다 똥된다

오래전 친구네 집에서 차를 마시기 위해 투명 유리주전자에 물을 끓이고 있었다. 그때 외출했던 어머니가 들어오셨고 나는 인사를 건넸다. 어머니는 물이 끓는 유리주전자를 보더니 "그거 안 깨지나?" "네 어머니. 이거 안 깨지는 거예요" 다음에 갔을 때 그 주전자가 보이지 않았는데 알고 보니 어머니가 주전자를 숨겨놓은 것이다. 한 번은 친구가 커피를 마시기 위해 잔을 찾다가 싱크대 안에 처벅혀 있는 머그컵을 발견하고 어머니에게 이렇게 외쳤다고 한다. "엄마. 아. 여기 컵 있네. 이거 있는 줄도 모르고 여태 그릇에 커피 마셨잖아." ( 자그마치 15년 이상을 ) 그 컵은 다름 아닌 대학졸업 때 총학생회에서 졸업기념으로 준 것이었다. 어머니의 대답은 이랬다. "아껴야 잘살지." 친구네는 이미 오래전부터 집 근..

카테고리 없음 2023.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