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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

여름이 이렇게 더운건가폭력같은 날씨들을 견디고소리없이 입추가 지났다사는게 무슨 의미가 있는것도 아닌데아둥바둥 사는지 결국은 돈 문제사람은 언제부터 돈의 사슬에 묶인걸까이러다 인생 끝나겠구나 조바심옛 노래들의 순진한 가사처럼 차라리 그 시절이 행복했을까?나이 탓인지 먹고 싶은 것도 없어지고딱히 바라는 것도 사라진 기도기도가 사라진 날들은 쓸쓸하다

카테고리 없음 2026.08.30

손으로 마음으로

예전에 11시 예배가 끝나면MBC9시 뉴스 수통사이자 총신대 교수인 모상근 목사의 교회로2시 예배를 한동안 다녔다.그때 알았다.청인과 농인이 함께하면서다 같은 사람임을. 그리고 내가 목소리를낼 수 없을 때에도 손으로 찬양할 수 있다는 것을.나는 타인의 결점을 보고 비교적으로감사하는 사람이 아니다.사마리아 여인같지 않음을 감사하는기도하는 유대여인이 되지말라고 교회에서 배웠다.어느 목사와 수어에 관해 대화하다가내가 묻기를 "목사님들도 수어를 신학교때 선택과목이라도 배워야 하지 않을까요?목사님 답하길"하는 분들만 하면 되죠"내가 다시 묻기를 "목사님 지역에 농인들만 있다면 목사님은 전도 못하시겠네요?목사님 다시 답하길"제 생각이 짧았네요"나도 완벽한 수어가 아니라 수시로 공부한다.수어는 몸의 언어다. 내가 ..

카테고리 없음 2026.08.22

지난날

밤하늘 별을 세면서 그 많은 별을 세면서정말 달에 토끼가 있다고 믿었지어린 시절에 쏟아질듯 많은 별을 보면서 별똥별 떨어질때 소원을 빌었지저녁늦게까지 전봇대 아래서 웃고 떠들며숨박꼴질 시간가는줄 몰랐지어느새 어른이 되고 친구들도 나이가 들고어디 사는지도 모르게 잊혀진 친구들도 있고어린시절에 늦게가던 시간도 이제는 너무 빠르네낡은 사진 속에서 폼잡고 서있던 개구쟁이 모습도 거울앞어는 잔주름 늘어그 빛나도 젊음도 다시 올 수가 없어시간이 지난 뒤에야 모든게 소중했다는걸조금씩 알아가는걸까?어른이 된다는 것은흑백 사진속에 웃고 있는 나

카테고리 없음 2026.05.17

불타는 집

불타는 집을 보면서 참담했던 마음을어떤 상황에 비할 수 있을까?동네 노인정에서 불편한 잠을 동냥한 날들철야기도를 다녀오다 휴대폰도 없던 시절노인정의 잠긴 문을 열 길이 없어 근처 공사장 안의 스티로폼을 이불 삼아 누워울면서 기도한 날 아직도 잊지 못한다.돌이켜보면 아주 오래된 옛날이야기훗날 어머니의 일기에 쓰인 내용을 보면서그때 무너져 내린 마음을 얼마나 끌어안고 우셨는지 나는 오래도록그 슬픈 글씨들을 끝내는 다 읽지를 못했다."하나님 이제 남편과 사랑하는 두 아들을 데리고 어디로 가야 하나요?"아마 당시 아버지의 마음은 또 어땠을지 짐작도 못한다.어머니는 훗날 암에 걸렸고 비가 쏟아지던 어느 날 감람산 기도원에서 쫓겨났다.시한부 환자를 뒀다가 상을 치를 것 같았던 기도원 측은 오직 하나님 붙잡고 기도..

카테고리 없음 2026.05.12

솔저오브 포춘

나는 당신에게 길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했습니다.나는 방랑자의 삶을 살았다I lived the life of a drifter그날을 기다리며Waiting for the day내가 네 손을 잡고 노래를 부를 때When I'd take your hand and sing you songs그러면 아마도 당신은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Then maybe you would say"나와 함께 누워 나를 사랑해 주세요""Come lay with me and love me"그리고 나는 분명히 머물 것이다And I would surely stay하지만 점점 나이가 들어가는 것 같아But I feel I'm growing older그리고 내가 부른 노래들And the songs that I have sung멀리서 울리는 소리..

카테고리 없음 2026.05.07

엉터리 신앙

예전에 영화사에서 일하던 당시 나의 사부인 김태균 감독을 주축으로신우회 모임이 있었고 어느 날 예배를 준비하던 중 멤버들이 병과 믿음에 대한 화재로 대화를 잇고 있었다.그중 한 명이 말하길 "그렇죠. 믿음이 있으면 죽을병도 낫죠. 죽는 건 믿음이 약해서 죽는 거죠"나는 기가 차서 한마디 던졌다."말도 안 되는 소리. 그럼 우리 엄마는 믿음이 약해서 돌아가셨다는 거예요?"그랬더니 말을 돌리면서 하는 말이"그런 게 아니라 조감독님 어머니는 또하나님의 다른 뜻으로~"끝을 흐렸다.사람의 운명은 하늘의 몫이다.종종 사람들은 아무 데나 하나님을 갖다 붙임으로 자신의 믿음을 포장한다."어머 권사님 모자 예쁘네요""이뻐? 하나님이 또 이렇게 모자를 주셨네"모자는 아들이 사 준 것이고 복이라면부모를 챙기는 자녀를 둔 ..

카테고리 없음 2026.05.04

검은 달갈

언젠가 아버지가 산 달걀을 깼는데얼마나 상한 건지 검은 물 그 자체였다.다시 다른 알을 깨니 역시 검은 물.몇 개를 더 깨도 마찬가지.대 여섯 개가 그러고 나니 화가 솟구쳤다.마트에서 구입한 것도 아니고아마도 계란 파는 가게에서 아버지가고령자라 기한 지난 달걀을 덤터기로 판 거 같았다.속을 알 수 없는 게 달걀이라지만 기한은. 짐작할 수 있다.그럼에도 그걸 팔았으니 괘씸했다.최근에 휴게소에서 영업 중인 친환경 달걀을맛보고 정기구매를 신청했는데홍보 카탈로그를 보니닭들이 좋은 환경에서 사육되고 있었고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는 닭장과는 확연히 다른 깨끗한 환경이었다.날것으로 마셨는데 맛이 깔끔하고 잡내 없이 고소했고 노른자의 색깔도 선명한 주황색.맛은 평생 먹은 달걀 중에서 단연 최고의 맛아버지가 샀던 속 검은..

카테고리 없음 2026.05.03

사람은

나이를 먹는다는 건, 사람 사이의 자리가조금씩 비어 가는 걸 지켜보는 일이다. 살갑던 친구나 깍듯하던 선후배들도 세월의 물살을 따라 하나둘 멀어지기 마련이다.때로는 사소한 오해가 시발점이 된다. 제 앞가림에 갇혀 타인의 속내를 미처 살피지 못하고, 상대의 고단함을 헤아리지 못한 탓이다. 그러다 서로의 마음이 어긋나 매듭이 생기면관계는 서먹해진다. 젊을 적엔 그 매듭을 풀어보려 애를 썼겠지만, 이제는 그저 그러려니 한다. 늙는다는 건 굳이 그 뻣뻣한 매듭을 비틀어 풀려다 손가락 끝에 상처를 내지 않는 지혜가 생기는 일인지도 모른다.오해라는 것이 어디 한 사람만의 잘못이겠는가.내 실수일 때도 있고 상대의 허물일 때도 있다.그저 어느 한쪽이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넘어가면, 훗날 상대가 "아, 저 사람이 내..

카테고리 없음 2026.05.02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사람과의 관계가 줄어든다.친구 사이도 선후배 사이도 지인 사이도 그렇다.때로는 오해가 원인이 되기도 하고의도치 않게 내 입장으로 타인의 입장을 판단하거나 내 상황에 몰입해서 상대의 상황을 미처 헤아리지 못했을 수 있다.그러다가 서로의 입장이 충돌하거나그 매듭이 풀리지 않으면 관계는 멀어진다.더군다나 나이가 들면 굳이 그 매듭을풀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모든 오해에는 내 실수가 원인일 수 있고상대의 실수일 수도 있다.혹은 어느 한쪽이 "그럴 수 있지"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있고 상대가 느끼기에"아. 저 친구가 내 실수를 알고도 그냥 넘겼군나"하고 깨닫고 자연스럽게 매듭이 풀리는 경우도 있다.그러기 위해서 사람은 깨닫고 성숙해져야 된다.사람 사이 매듭을 풀고 살든 넘기고 살든 진실은 변하지 않..

카테고리 없음 2026.05.02

산에 오른 날

아주 오랜만에 산에 올랐다나무계단들은 가파르고 숲은 우거져 푸르렀다인적이 그렇게 많지 않은 길이라 한산했다.중간중간 먼지 낀 의자에 앉아 쉴 때면햇살과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들의 그림자가 좋았다그림자를 보면서 생각했다우리도 저렇게 누군가의 마음에 그림자를드리우고 살았구나오늘처럼 하늘거리는 바람 좋은 날햇살 담은 그림자라면이런 순간들이 행복이라고 생각했다구름 한 점 없이 하늘만 푸른 날평소 잘 안 찍는 정상 기념사진을 한 장 찍었다

카테고리 없음 2026.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