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396

4000원어치 후회

자전거를 타는 날에 가끔 짜장면을 먹는다. 좋아해서가 아니라 싼 맛에 먹는다. 짜장면이 한 그릇 4000원. 오래간만에 한 그릇 주문했는데 기분 탓인지 전보다 허접해졌다. 물가도 비싼데 그럴 수 있다. 면은 기계로 뽑으면인데 짜장은 질퍽하다.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기계로 뽑은 면은 점성이 약해서 짜장 반죽이 면에 붙지 못하고 흘러내린다. 그런 걸 감안한다면 짜장반죽은 걸쭉하고 되야 하는데 주인장 겸 주방장 얼굴을 보니 딱~ 요리 못하게 생긴 관상이다. 왜 동네 음식점들은 하나같이 이 모양일까? 누가 뭐래도 요리사의 자질은 타고나는 것이다. 아무리 처음 만들어봐도 그 요리의 특성을 파악하고 맛을 낼 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요리사가 아닐까? 동네 요리사들은 요리를 못하고도 밥 벌어 먹고 산다. 덕분에 나는..

카테고리 없음 2024.03.23

하이파이브

인터넷 과학채널 '보다'를 즐겨보는데 시청 중에 패널로 출연하는 성균관대 물리학과 김범준 교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싶은 순간이 있었다. 다름 아닌 김범준 교수의 발언 중 만화 작가들의 상상력이 언제나 과학을 앞섰다는 것. 개인적으로 만화를 좋아했던 내가 어린 날부터 지금까지 만화가 과학을 앞선다고 말해왔기 때문이다. 영화도 마찬가지. 현대의 태블릿도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에 이미 오래전 등장했고 무빙워크나 엘리베이터등도 만화에서 이미 예견했던 것들이다. 과학적 공식에 얽매이지 않는 상상이 미래를 만들기도 한다는 것.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하는 것이다.

카테고리 없음 2024.03.22

설교의 목적은 결국 헌금?

목사들의 헌금강요가 어제오늘일이 아니다. 모두가 그렇다는 게 아니니 일반화의 오류라고 넘기지 말았으면 한다. 여러분들의 돈은 여러분들의 것이 아니다? 물가를 따지지 않더라도 터무니없는 소리다. 성도들의 돈은 당연히 성도들 스스로의 노동의 대가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목사들의 입맛에 맞으려면 월급의 전액을 바치면 만족할까? 평생을 대접만 받고 남의 노동으로 목숨을 연명하는 사람들이 노동의 가치를 알까? 헌금을 강요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교회의 재정을 안정권에 두어 자신의 삶을 안정권에 들게 하려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교회의 시설을 자신의 입맛에 맞게 증축하고 세련되게 바꾸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다. 생각해 보자. 역사의 출발이 다르다지만 유럽의 성당들은 어떤가? 체코의 '성 비투스' 성당은 건..

카테고리 없음 2024.03.18

노인이 사람을 빤히 쳐다보는 이유

이유도 없이 빤히 쳐다보는 어르신 때문에 기분 상한 적이 있을 것이다. 연세안과의원 김성호 원장은 “사회성이나 교양이 줄어들어서가 아니고, 시력이 전에 비해 나빠져서”라고 한다. 나이가 들수록 시력이 떨어지고 수정체가 혼탁해져 사물을 식별하는 능력이 감퇴한다. 기분이 상한 상대가 얼굴을 찌푸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는 순간, 사과를 하기에는 너무 늦은 타이밍이 되어버리기 일쑤다. 늙으면 왜, 사람을 빤히 쳐다볼까요? 인간은 다른 존재를 감별하고자 하는 강박이 있다. 피아식별(彼我識別)이 잘돼야 위험한 일을 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태생적 생존 본능 때문이다. 다가오는 사람이 내 친구인지, 빚쟁이인지, 아니면 엄청 화가 나 있어 누구라도 걸리면 한 방 날릴 것 같은 사람인지 알아차리려면, 일종의 뇌 스캐닝이 ..

카테고리 없음 2024.03.15

계급천장

계급천장/샘 프리드먼, 대니얼 로리슨의 책이다. 책은 금수저의 특권에 대해서 논한다. 예를 들어 가수 장기하, 싸이 이들의 공통점은 부모들의 직업이 CEO라는 것. 성공을 위해 버티는 힘도 결국은 부모의 재력에서 나온다는 것. 부모가 자식의 은행이 되는 셈이다. 예컨대 방송이나 연기자처럼 불안정한 단기계약과 저임금을 견뎌야 하는 직종에서 주거비와 생활비를 감당해 가며 기약 없는 오디션을 기다리거나 소모적 캐릭터를 거절하거나 모두 든든한 배경이 없다면 불가능하다. 예전에 영화사에서 내 밑에 있던 동생의 당시 홍대 근처 자취 공간도 방이 2개 거실도 있는 쾌 넓은 주거지였다. 물론 월세도 부모의 지원이었다. 굳이 책이 아니더라도 금수저나 은수저들의 특권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 부모지원받고 사는 애들은 애..

카테고리 없음 2024.03.10

갈릴리

세상은 여전히 그대로 돌아가고 계절이 변했을 뿐이다 꽃피기 시작하는 봄날에 한 사내가 맨발로 강가에 서있다 햇살이 창끝처럼 옆구리를 찌르는 오후 누구를 기다리는 것일까 강물에도 저렇게 파도가 있었나 물결이 출렁일 때마다 검은 때가 쓸려나갔다 사내가 맨발로 물 위를 걸었다 한 무리의 사내들이 다가와 물 위를 걷던 사내에게 누구냐고 물을 때 사내의 눈은 푸른 강처럼 고요했다 내 옆구리에 손을 넣어보아라 '도마'라는 사내가 그의 옆구리를 만질 때 비로소 사내들은 그가 누군지 알게 되었다

카테고리 없음 2024.03.08

내 고향 말미

나의 고향은 고작 길 건너에 있다 기차표를 끊지 않아도 버스를 예매하지 않아도 그저 횡단보도 한 번이면 갈 수 있는 곳 그러나 그곳에 고향은 없다 산들이 깎여나갔고 뛰놀던 언덕도 친구들과 야구시합을 하던 운동장도 그때의 맨흙이 아니다 숨 쉴 수 없는 땅 세상은 콘크리트로 흙을 덮고 산다 소울음 울던 목장도 사라졌고 촌스러운 이발소도 기억 속에만 살아있다 사람에게 맞고 울던 소의 커다란 눈망울 이발소에 걸려있던 밀레의 '만종' 입이 심심할 때는 '싱아'와 '까마중'이 우리의 간식거리 개나리 노랗게 물들인 동산도 그 많던 해바라기도 꿈처럼 가물가물하다 밤만 되면 떼 지어 이동하던 족제비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여름날 학교에서 오는 길에 우물가 마중물이 없어도 팔을 몇 번만 움직이면 펌프에서 물이 흘러나왔다 기..

카테고리 없음 2024.03.07

중국과 한국의 차이

중국과 한국. 두 나라 모두 일본의 지배를 받았다. 그러나 우리가 중국과 다른 게 있으니 민족성이다. 중국은 끊임없이 그때의 수치를 생각하며 항일영화를 만든다. 그러나 한국은 고작 '건국전쟁'에 눈을 돌리는 천박하고 무식한 지적 상태. 그게 한국의 현재 모습이다. 항일을 말하면 좌파로 몰리는 논리 없는 수구꼴통들의 세상. 행정안전부의 3.1 운동에 대한 설명도 모든 게 엉터리 거짓문구. 왜 나이 먹고 돈 좀 있는 것들은 하나같이 저 모양일까? 우리가 기려야 할 사람들은 이승만이 아니라 김구와 안창호를 기억하고 박정희가 아니라 장준하와 안중근 같은 열사들을 기려야 하는 게 아닐까? 목사들도 마찬가지다. 단지 이승만이 기독교라는 이유하나로 두둔하는 게 아닌가 말이다

카테고리 없음 2024.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