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노인이 낡은 등산용 의자에 앉아 졸고 있었다그의 앞에 놓인 더덕 한 봉지어르신~얼마예요?자다 깬 목소리는 힘이 없었다만원!돈을 지불하고 투명비닐에 당긴 더덕을 집어 드는데노인이 주머니에서 검정 비닐봉지를 꺼내 담아주려 한다괜찮습니다. 가방에 넣죠.물건은 두고 돈만 드리고 싶었으나궁색하지만 물건을 앞에 놓고 비닐봉지까지 준비하고 있는 마음을 걸인으로 격하시키고 싶지 않았다.낡고 지저분한 옷차림에 묻은 고생의 표정들을보는 순간 코끝이 찡했다돌아서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물건은 내가 샀는데 왜 내 마음이이토록 쓰리고 저미는 건지순간 부는 바람에 눈이 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