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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하소서

갑질과 핍박이 없는 곳이 있을까? 예수 믿는 사람이 더하다는 말이 있다.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그가 십자가에 달린 피로 이룬 사랑을 배운다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용서를 배우는 일이다. 직장 내 폭력이란 반드시 무력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은근한 괴롭힘이나 목줄을 쥐고 흔드는듯한 자신의 권위로 부당하게 상대를 억압하는 것. 사소한 것을 부풀려 징계하는 것. 또는 기준 없는 잣대로 꼬투리 잡는 것. 폭력은 여러 형태로 작용한다. 그리고 본인들의 실수에는 관대하다. 세상에 떠들썩한 채상병 사건도 사단장의 잘못을 덮기 위한 것이듯 직장내에서 갑질을 행하는 당사자는 본인에게는 관대하고 타인에게는 잔인하다. 예수 믿는다 하면서 스스로 괴물이 되어 '빌런'이 된것을 정작 본인은 모른다. 오늘도 기도가 절로 나온다..

카테고리 없음 2024.08.15

아이들은 질문으로 성장한다.

인생을 잘못 산 탓에 결혼도 못하고 결혼을 못했으니 자식도 없다. 복싱체육관에 운동하는 아이들이 내 눈에는 모두 귀여운데 아들뻘도 아닌 이제 겨우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들. 아이들은 여러 질문들을 쏟아내는데 어른으로서는 유치한 질문들이지만 아이들이 주는 재미가 있다. 푸시업 자세를 잡아주기도 하고 턱걸이 자세를 잡아주기도 한다. 함께 샤워 중인 중학생 아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아들과 대화하는 아빠의 심정이 이렇겠구나 짐작했다.아. 수건 안 가져왔다. 수건 좀 갖다 줘밖에 있던 친구가 아이스크림 같은 걸로 딜을 걸고 수건을 가지러 간다. 아이들의 질문은 호기심이다.들어가겠습니다.같이 샤워한 아이가 인사를 하며 내게 안긴다. 살가운 성격을 가진 아이. 아이들은 모두 사랑스럽다. 비록 아들도 딸도 없는 ..

카테고리 없음 2024.08.12

깊은 밤에도

조동진의 노래 '제비꽃'의 가사처럼 아주 깊은 밤에도 깨어있고 싶을 때가 있다. 20대 시절 자기 전에는 그의 노래를 들었다. 싸구려 전축에 LP를 올리면 바늘 긁히는 소리를 타고 들려오는 노래들. 느리게 읊조리는 창법이 잠들기에 좋았다. 지금도 여전히 3절까지 기억하는 노래. LP시대가 가고 LP를 모으던 내 취미도 함께 사라졌다. 한때 전투적으로 독서에 몰입했지만 시력이 저하되며 이젠 그마저도 힘들다 보니 책 읽는 횟수도 줄어버렸다. 나는 불면증을 갖고 있는 걸까? 잠은 신이 인간에게 죽음을 연습시키는 것 같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했다. 삶과 죽음이 하루에 있다는 것을 잠을 통해 우리에게 알려주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 그리고 나는 오늘도 죽음을 연습하기 전 음악을 고르는 인간이 된다.

카테고리 없음 2024.08.11

태권도는 개발들의 잔치

올림픽 태권도 경기를 보면 한심하다는 생각만 든다. 저런 수준의 경기라면 굳이 수련을 하지 않아도 발만 잘 올라가고 동작만 빠르면 누구나 할 수 있다. 반면 올림픽에는 없지만 일본의 가라데 경기를 보면 간결하지만 박진감이 있다. 태권도는 한국의 고유무술도 전통무술도 아닌 일제강점기 가라데(공수도) 도장들이 해방 후 개명을 거쳐 지금의 태권도라는 명칭을 갖게 된 것이다. 지금 와서 무술의 기원을 따지자는 게 아니다. 유치부들의 태권도 경기를 보면 지금 올림픽의 태권도 경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태권도는 가라데와 다르게 전진 후진 스탭이 있다. 그러나 올림픽의 태권도는 다이내믹한 스탭은 없고 그저 아무렇게나 발을 후려서 점수만 뽑기 급급한 나머지 발차기의 콤비네이션은 온데간데가 없다. 반면 보호구 없이 미국..

카테고리 없음 2024.08.09

아버지는 귀가 없다

혜화역을 나오면 돌로 만든 조각품이 있는데 대나무를 표현했고 거기에 입이 있다. 제목은 '아버지' 듣지 않고 대쪽 같은 성격에 자기 말만 한다는 뜻이 분명하다. 아버지가 북어포에 술 한잔을 하시길래 북어포를 기름에 튀기고 접시에 담은 뒤 참깨 흑임자 드레싱을 같이 드렸다. 아버지는 드레싱이 맛있었는지 내게 이게 뭐냐고 물었다. 대답을 하려는데 내 말은 들으려고도 안 하고 마요네즈 같은 거냐고 다시 물었다. 병째로 가서 보여드리고 패키지에 쓰인 글씨를 보여드렸는데 보는 둥 마는 둥. 하는 수 없이 참깨하고 흑임자 소스라고 말했다. 아버지가 귀도 어둡고 리액션이 없길래 알아들었는지 물었다. 그랬더니 하는 말이 이렇다.알아들은 걸 떠나서 내가 들으려고를 안 해 듣는 것도 귀찮아.내가 답했다.그럼 뭐 하러 물어..

카테고리 없음 2024.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