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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

후배의 어머니가 소천하셨다. 식당 텔레비전에 어머니와 후배의 어머니 생전 함께 찍은 사진들이 나온다. 일상과 병상에서도 많은 사진들을 남겼다. 사진들을 보면서 행복한 날들이었다 싶기도 하면서 가슴 한편이 아리다. 나는 어린 날을 제외하고는 성인이 돼서 어머니와 찍은 사진이 단 한 장도 없다. 어머니 투병 중이던 병상에서도.. 후배의 어머니는 병상에서도 아들과 행복한 웃음을 짓고 계셨다. 한평생 소풍 왔다 떠난 천상병 시인의'함박웃음처럼 후배 어머니의 영정 사진도 함박웃음이다. 후배 우진은 연극배우이다. 이제 어머니의 생애라는 한 편의 연극이 끝나고 아들은 객석에서 운다. 나도 덩달아 운다.

카테고리 없음 2024.11.08

울화통

화가 치밀어 오르면 몸이 아플 수 있다. 흔히 울화통이 치밀어 오른다고 하는데 이유는 몸에서 열이 나기 때문이다. ‘열받는다’라는 표현은 우리가 화가 날 때 몸에서는 열을 내는 생리작용이 일어나기 때문이고, 이렇게 생겨난 열이 해소되지 않을 때 우리 몸의 체온은 분노라는 감정에 반응해 급격하게 상승한다. 이렇게 상승한 열기가 더 이상은 오를 곳이 없어 한 곳에 쌓이기 시작하면 이로 인해 가슴과 머리에 압력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몸살, 위염등 각종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화병은 주변의 미친놈들로부터 야기된다. 나는 가끔 걱정한다.이러다 내 몸에서 사리가 나오는 건 아닐까?암이나 걸리지 않으면 다행이다. hot under the collar 극도로 화가 치밀다. = extremely engry

카테고리 없음 2024.11.01

우리의 이별은 언제입니까?

사람들은 말했다. 그래도 가시고 나면 그리울 거라고 과연 그럴까 미움과 원망의 날들이 죽음으로 인해 그리움이 될 수 있을까? 나는 그럴 때마다 이렇게 답했다.우리 아버지랑 살아봐라폭군지하의 삶 속에서 억압 속에 자랐다. 그 반발에 아버지를 닮은 건 생김새 외에는 없다. 아버지는 식구들이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어떤 과일을 좋아하는지 모르고 평생을 살았다. 자신이 싫어하는 음식은 가차 없이 내치면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은 남들도 좋아한다고'생각한다. 이런 걸 돈 주고 사 먹냐는 잔소리에 애써 요리한 스파게티를 담은 접시를 뺏어버렸다. 부의금을 준비하길래 누가 죽었냐 물으니 엉뚱한 대답, 된장을 사 오란다. 웬 된장이냐 물으니 돌아온 답은 이랬다.이마트 간다며가는 귀가 먹어 이런 경우는 이해한다. 술이 잡..

카테고리 없음 2024.10.30

그들은

10월 27일 한국교회 연합기도회로 서울역, 광화문, 시청 일대에 기독교 인파가 100만 명 이상 모였다지만 실제는 12만 정도가 모였다고 한다. 아마 그들은 나라를 위해서도 기도했을 것이다. 그런데 왜 탄핵집회에 목회자들은 앞장서지 않는가? 예로부터 국가위기 때마다 각 종교 지도자들 중에는 비겁한 도망자들도 많았지만 나라를 위해 싸운 이들이 많았다. 6.25가 그랬고 일제 침략 때도 그랬다. 그런데 지금처럼 헌법이 유린되고 서울대 출신들의 전형적인 학벌 카르텔 속에서 국정농단과 검찰을 경호부대 삼은 독재정권에는 왜 침묵하는가? 난 그들에게 묻고 싶다.당신들은 무엇을 위해 기도하는가?

카테고리 없음 2024.10.29

역시~~유기성 목사

최근에 유튜브 채널 보다를 가끔 듣는데보다는 과학. 종교. 역사 3개의 채널이 있다.어제는 종교채널을 틀어놓고 자는데내용은 예수시대에 관한 내용.듣다가 잠이 든 거 같았는데 알고리즘으로설교로 넘어갔는지 잠결에도 꿈속에서도귀에 쏙쏙 박히는 설교가 인상적이었다."도대체 누구지?"하고 눈을 비비고설교자를 확인해 보니 "아. 역시~~"선한 목자교회 유기성 목사님이었다.잠결에도 혼자 중얼거렸다.그래. 이게 설교지.어찌 보면 무의식 속에서 귀가 집중한 설교그 덕에 깊은 잠을 잔 게 아닌데도 피곤치가 않다.오히려 새벽기도를 다녀온 느낌, 은혜 충만한 새벽이다.인터넷으로 듣는 설교 목록에 옥한음,김학철. 김근주.이찬수. 박광리에 이어 유기성 목사님도 추가누구나 쉽게 돈만 내면 목사가 되는 세상.이렇게 올바른 목회자들만..

카테고리 없음 2024.10.25

폭우

의사가 나를 밖으로 불러냈다. 언제부터 폭우가 내리고 있었나. 병원 현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서서 의사가 내게 담배를 권했다. 나는 담배를 피우지 않지만 그냥 받아서 입에 물었고 얕은 불꽃이 의사와 나의 입에서 타들어갔다. 빗속으로 흩어지는 안개 같은 담배연기장남이세요?그렇다는 대답이 끝나자마자 들린 한마디에 침묵을 깨고 나는 쿨럭였다. 눈이 매웠다.마음의 준비를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나는 아무런 말도 못 하고 비를 피하고' 서 있지만 빗속에 서 있는 기분이었다. 수천 개의 빗줄기가 화살처럼 몸에 박히는듯한 참담한 마음에 빗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알코올 냄새가 유령처럼 떠도는 병원복도에서 눈물을 훔치고 병실에 들어갔다. 엄마는 내게 물었다.의사가 뭐래?나는 솔직한 성격이라 아무 말도 못 했다. 이때..

카테고리 없음 2024.10.20

친구

친구들 몇 명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예고편도 없는 벌건 대낮에 선명하게 보였던 영정 사진들 그리고 사진들도 사라지고 죽기 전에 함께 가졌던 순간들도 모두 불에 타들어갔다 나는 가끔 믿기지 않는다 전화를 걸면 받을 것 같은 착각 생각을 바로 잡아야 정신은 제자리 눈을 똑바로 뜨고 하늘 보면서 먼저 간 친구들의 소식을 궁금해한다 기억이 남아있는 순간까지는 애써 지우려 하지 말자고 못다 푼 오해들은 잊어버리고 좋은 기억들만 구름처럼 흘려보내자 언젠가 나도 가게 될 어딘가를 향해 빈 술잔의 건배 같은 인사를 건넨다

카테고리 없음 2024.10.15

아이는

검은 모래가 깔린 좁은 해변가 현무암 사이로 바닷물 고이는 웅덩이에서 물보라 맞으며 엄마와 노는 아이 문득 괜한 생각이 들었다. 저 아이는 아빠가 있을까? 아빠 없이 자라는 아이는 가슴에 구멍이 나고 엄마 없이 자라는 아이는 가슴에 피멍이 든다 하늘이 푸른 만큼 바다도 푸르다 아이들에게 부모는 태양과 달이다 꽃과 나비처럼 웃음 짓는 계절이다 둘 중 하나라도 사라지면 아이들은 먹구름 속에 그늘이 진다 어는 날인가 지하철에 때가 꼬질한 두 아이가 서로를 의지하는 눈빛으로 나란히 앉았다. 고아원에서 탈출한 거리의 아이들이었을까? 놀다가 집으로 가는 아이들이라고 하기에는 옷과 신발이 너무도 남루했다. 영화의 한 컷처럼 각인된 장면. 현재 추정되는 고아 중 부모가 없는 아아들은 1억 5.000만 명 정도가 되고 ..

카테고리 없음 2024.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