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밭에 배추들이 널브러져 있다.거둘 때가 지났는지 배추들은시퍼렇게 동상을 입고 있었다.근처 비닐하우스 앞에 묶여있던 때 묻은 개는 언제부턴가 보이지 않는다.항상 굳은 찬밥만 있는 양푼그릇이 안쓰러워 사료를 구매한 후 가끔 그릇에 담아줬지만남은 사료는 이제 쓸모가 없어졌다.문득 어릴 적 키우던 개들의 이름이 생각났다.유년에 잃어버린 '쫑'을 시작으로성은 개요 이름은 나리. 합쳐서 '개나리'나리의 새끼들은 구름이 두둥실 떠가는 듯 '둥실이' '둥돌이'그리고 토종진돗개 황구까지.엄마와 함께 개 이름 짓는 재미가 있었다.나리였는지 둥실 이었는지 기억이 가물하지만화단에 뿌려진 농약을 물인 줄 알고 마신 후 죽었다.기르던 개가 죽어가는 모습을 보는 건 힘겹다.그 모습을 엄마와 내가 안타깝게 보고 있었다.수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