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마치고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허리가 ㄱ자로 꺾인. 할머니가 옆에서 걷고 있다.
자전거를 타고 있어서 함께 걷지는 못해도
최대한 천천히 건너는데
어느 집 딸인지 이십대로 보이는 청년이
할머니옆을 천천히 할머니의 속도에 맞춰
걸으며 거의 다 건널 때쯤에는 상냥하게 말도 건넨다.
나도 모르게 미소와 코끝 찡함이 밀려왔다.
노인이 되면 모든 게 약해진다.
시력이 약해지고 관절이 약해지고 허리도
근육도 모든 게 약해진다.
아무리 운동을 해도 누구나 늙고 누구나 죽는다.
귀가 어두워져 잘 안 들리는 아버지는 얼마나 답답할까..
아버지의 모든 것을 이해하기로 했다.
그나저나 복싱을 십 대 때부터 할걸~
쉭쉭. 이것은 입에서 나는 소리여.
모든 무술은 호흡이 중요하다.
그리고 발과 허리.
손은 그다음이다.
건강하게 늙어야지.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