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보 사이에 반 접은 종이가 있어 펴봤더니
성탄절 감사헌금을 한 교인들의 이름이 적혀있다.
아마도 여기에 네 이름이 없으면 반성하라는
질책의 소리로 보였다.
그래 각종 절기는 교회의 대목이다.
대목이라는 표현은 내가 한 게 아니고
목사들이 했던 말이다.
문득 80년대 부흥회가 떠올랐다.
감사헌금 봉투의 이름을 호명하던 시절
그 시절의 부흥회는 헌금 뜯는 퍼포먼스
마이크의 에코를 잔뜩 넣은
부흥강사의 거칠게 쉰 목소리는
시끌벅적 시골장터의 약장수 같았다.
자. 날마다 걷는 게 아니에요
헌금 많이 내면
천국에서 기와집 살고
헌금 조금 내면
천국에서 초가집 살고
헌금강요는 여전히 계속된다.
문득 예전에 출석했던 창동성결교회
3대 목사로 왔다가 쫓겨난 김상렬 목사의
송구영신 예배 설교가 떠오른다.
여러분~
목사님을 잘 섬겨야
대대로 축복인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대대로 멸문지화인 것입니다.
아멘 하세요!
나는 그날로 정든 교회를 떠났다.
송구영신예배 후 교회를 떠나던
쓸쓸한 겨울밤의 기분이 지금도 잊히질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