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현장에서 엑스트라가 많은 장면을
'떼씬'또는 '군중씬' 몹씬(mob Scene)이라고 한다.
군중촬영장면은 꽤나 힘이 든다.
사람들이 책임감이 약하다 보니 배우 구경에
시간이나 때우다 가자는 식이 대부분이다.
엑스트라들이 느릿느릿할수록 촬영은 더디고
해가 지기 전에 찍어야 하는 영화의 특성상
시간이 돈이라 오늘 못 찍은 분량이 생기면
다음날로 미뤄지고 결국은 시간이 돈이다.
군중을 정리하는 것은 보통 조감독의 몫.
그나마 나는 군중을 통솔하고 리드하는데
소질이 있는 편이라 아무리 어슬렁 거리던 군중도
일사불란하게 만들어버린다.
촬영을 마치고 정리 중에 스크립터가 말했다.
오빠. 조명감독님이
오빠는 통솔력이 엄청 좋대요
은근 속으로 교만하던 시절이었지만
겉으로는 안 그런 척 대답했다.
아. 쑥스럽게
스크립터가 말을 이었다.
근데 피디님이
이제 중국촬영 가면 말 안 통해서
병권씨도 힘들 거라고 놀렸는데
감독님이 "우리 감각 있는 병권씨는
중국어도 해. 문제없어." 이랬어요
감각 있는 병권씨는 당시 감독이 지어준 별명이었다.
친절한 금자 씨의 패러디. 당혹스러웠다. 중국어라니.
해외촬영은 통역팀이 있지만 군중을 리드하는 데는
직접 말하는 게 힘이 실린다. 내가 대답했다.
아. 중국어 공부해야겠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