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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

daywalker703 2023. 8. 17. 04:59

아버지를 모시고 병원에 다니다 보면
병원에 참 환자들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들과 동행한 보호자들.
얼마 전 급체가 와서 응급실에 갔을 때
간호사가 내게 물었다.

보호자 연락처 알려주세요.

그러고 보니 나는 미혼이라 보호자가 없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 지혜로워지는 게 아니라
어리석어지기 쉽다고 한다.
그만큼 익숙한 것에 길들여져서
새로운 것을 배우려 하지 않는 습성
대부분 환자들이 노인이다 보니 말귀도 못 알아듣고
보호자가 없으면 뭐 하나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다.
큰 병원의 시설은 복잡해서 보호자들도 헤매기 일쑤.
난 단 한 번도 어디 가서 헤맨 적 없지만
이토록 급변하는 세상에 나이 들어서도
총명함을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늙어서도 나의 보호자가 돼줄 아들이나 딸도
내겐 없으니 나는 아프면 안 된다.

보호자 없어요.

서글픈 대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