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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캐나다

daywalker703 2023. 8. 13. 13:15

그녀가 내게 나이를 물었다. 그녀의 나이는 28세.
나는 44세라는 나이를 말하기가 난처했다
16년 차이. 일부러 그런 건 아니지만
돌이켜보면 항상 어린 여인들과 인연이 되었다.
어느 날 지하철 옆자리의 프랑스여자 여행객이
길을 물어 시작된 대화. 그녀가 프랑스여자에게
내 나이가 몇 살 같냐? 물었고
당시 나는 나름 꽤나 동인이란 소리를 듣던 시절.
프랑스여자는 내 나이를 맞추지 못하다가
우리가 나이차가 많이 나는 걸 듣더니
놀라는 표정으로 말했다.

Oh my God
your lucky guy

그리고 세월이 지나 운명이었는지 모를 이별의 시간.
캐나다로 떠나기 몇 시간 전 남부터미널의 커피숍.
내일이 출국이라 그날은 신림동 이모네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은 순식간에 지났다.
버스가 오고 그녀가 버스에 오를 때
별다른 허그도 없이 아쉬운 키스도 없이
무덤덤한 인사를 주고받았다

오빠 갈게.
돌아올지도 몰라
늙지 마
그래. 건강하고

창밖으로 손 흔드는 그녀를 실은 버스가 멀어지고
돌아서 걸을 때 가슴을 뚫고 바람이 지나다녔다.
'Luckyguy'가 'Sadguy'가 된 순간이었다.
그 후로 오랫동안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게
추억 속에 갇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