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츠 판 러마? 흔한 인사말이다.
니는 너. 츄는 먹다. 판은 밥. 러마는 의문사.
중국에 도착하니 차도 넓고 사람 많고
어딘가 시골스런 느낌이 나름 정겨웠다.
현지 통역프로덕션은 한국인 대표를 제외하고는
한족. 조선족. 유학생으로 구성돼 있다.
인원을 나눠서 파트별로 촬영을 돕는다.
문제는 엑스트라를 담당하는 통역팀의 말을
엑스트라들이 잘 듣지 않는다는 것.
각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라 서로 성향도 다르고
느려터진게 콰이디알 (빨리)하면
만이디알(느리게) 했다.
촬영할 생각은 안 하고 떠들기 바빴다.
통역에게 물었다. 조용히라는 말이 뭐야?
안징이샤
안정을 취해라. 그런 의미이다.
외국인이 명령하는 기분을 주지 않기 위해
앞에 "칭"을 붙이다가 나중에는 생략했다.
그 후 필요한 말은 전날 미리 공부했다.
내 성조가 맞건 말건 무조건 물어보고
통역팀의 성조를 성대모사 기법으로 익히고
바로 써먹기 시작했다. 긴 머리 날리고
손에는 촬영용 화살을 지휘봉처럼 들었다.
니 먼 시엔 칸워 랑호우 모팡 워바.
(이 사람을 보고 따라 해라.)
무술팀원이 액션시범을 보이면
엑스트라들이 따라 하게 하기 위해
미리 한국어 문장을 구성해서 만들었다.
외국어는 미리 한국어로 문장을
구성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매일 느꼈다.
중국인들은 무협을 좋아한다.
호신술을 알려주고 무술영화 얘기를 하며
친밀감을 쌓았다. 사극액션 특성상
무술팀 멤버들과 같이 진행하다 보니
때론 내가 무술감독인 줄 착각하기도 했고
나를 "따거"라고 부르며 나름 잘 따라줬다.
(여자 진행자의 말은 죽어라 안 들음)
파이 짠정 장미엔
피아오칭 헌 이디알!
밍바이 러마?
300명이 넘는 엑스트라들이 일제히 대답했다.
밍바이~~
내가 주저하지 않고 중국어로 외치는 게
신기했는지
식당에서 식사중에 내 옆에서 현장 진행을 돕는
통역 팀원 샤오추이가 내게 물었다.
('샤오'는 Miss '추이'는 최씨의 중국발음 )
조감독님
전에 혹시 중국어 하셨어요?
아니라고 대답하자 샤오추이가 말했다.
4성이 완벽해요
나는 기쁘게 대답했다.
씨에씨에
(고마워)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