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식사하던 60대 목사님이
같은 테이블에 앉은 포토그래퍼에게
자신의 휴대폰 속 사진을 보여준다.
"이게 젊을 때 사무실 여직원이
그냥 찍어준 건데 참 자연스럽게
나왔어요. 근데 지금은 내가 나이가
들은 거를 인정을 못하겠고
평생을 폼생폼사로 살았는데
이제는 머리카락도 다 빠지고"
(아직 머리카락이 풍성한 양반이
대머리인 포토그래퍼 앞에서
이게 무슨 매너란 말인가.)
내가 말했다.
"목사님이 말씀으로 사셔야지
폼생폼사로 사시면 어떡해요?"
"맞는 말이에요. 맞는데.
말씀으로 사는 사람도 있고
폼으로 사는 사람도 있고 그렇죠"
머리카락이 없는 포토그래퍼가 웃는다.
"젊은 때는 지나가면 여자들이
좀 쳐다보고 그랬는데 지금은
내가 나이 든 내 모습을 인정을
못하겠더라고요"
내가 말했다.
"철학자 강신주가 그러더라고요
젊을 때 모습에 머물러 있지 말고
현재의 나이 든 모습도 인정하라고"
"목사님 중학교2학년 마인드네요"
목사가 말했다.
"그러게요. 아직 포기가 안 되더라고요"
폼쟁이 목사가 식사를 마치고 자리를
뜨고 포토그래퍼가 말했다.
"방금 프로필 찍었는데 마음에
안 들어서 저러는 거예요."
속으로 생각했다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도 아니고
철학이 깃들어야 할 나이에
더군다나 목회자의 입에서
한심하기 짝이 없는 소리지"
Photographs don't l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