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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택시는 길을 모른다.

daywalker703 2024. 8. 25. 07:35

포천으로 가는데 버스 타기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아서 오래간만에 장거리 택시를 탔다.
연세 지긋한 기사님이 살기 힘들다며
나라가 어떻게 되겠냐고 묻는다.
윤석열 찍어서 그런 거 아니냐 물었더니

그러게요.
언제나 임기가 끝날까요?

윤석열 퇴진 바라는 노인들 중에도 윤석열 찍은 사람들 많을 거라 했더니 "그렇겠죠."라는 대답.
노인들이 정치적으로 고집이 있는 이유는
젊은 층과의 대립각을 세우기 때문이고
설령 자신들의 판단이 흐렸어도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끝까지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거라고
말했더니 기사님도 인정했다.
그래서 내친김에 국힘당의 친일근본과
흑백 TV시대 독재에 세뇌당한 노인들이
칼라시대에 눈뜬 세대에게 가르칠 것은 없다고 했더니
여기까지도 기사님은 수긍했다.
그런데 국힘당의 친일인사들을 거론하고
박정희 이승만의 만행들까지 헤집고 들어가니까
갑자기 차 안의 공기가 바뀐다.
말을 끊고 자꾸 내릴 곳을 재차 묻는다.
속으로 말했다.

댁들이 그러니까
나라가 이 꼴인 거야


윤석열이 정치를 못하는 건 개인이니까 인정해도
자신이 지지하는 당을 건드리는 건 용납이 안 됐나 보다.
논리적으로 따져보면 노인들은 대부분
친일이라는 꼴이다.
독재의 부당함에 항거하지 못했던
자신들의 과거를 스스로 묵인하고 있는 셈이다.

독재자는 호랑이를 타고
이리저리 뛰어다닌다.
그는 결코, 호랑이 등에서
내리려 하지 않는다.
호랑이는 점점 배가 고파간다.

윈스턴 처칠의 일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