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빌어먹을 특공대 6 (최종회)

daywalker703 2023. 8. 3. 14:05

특공대의 하루아침은 아침조회 후
상의탈의 2 km 왕복 구보로 시작한다.
산악지역이라 구보는 언제나 힘들다.
겨울은 추워서 힘들고 여름은 더워서
힘들다. 아침식사도 하기 전에 달리기라니
인솔을 맡은 의무병 병장이 체력이 좋아
계속 구보 중 군가를 시킨다. 총이 있으면
콱 그냥 쏘고 싶지만 오로지 상상이다.
중대 복귀가 점점 다가오는 날들.
중대 선임들은 내 속도 모르고
마주칠 때마다 빨리 와야지 농담을 한다.

주여 나를 핍박하던
김명기를 전출 보내 주시옵소서
제발 부탁드립니다.
주여.

기도는 주문처럼 수시로 웅얼거렸다.
드디어 복귀신고 하는 날 내무반에 들어섰다.
될 대로 돼라. 신고를 했다.

특공~
일병 박병권 15중대 1소대
복귀를 명 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특공~

신고식을 마치고 주위를 둘러보는데
어라. 김명기가 없네 휴가 갔나.
속으로 생각하고 짐을 풀었다.
옆에 사람 좋은 최종유 상병에게 물었다.

김명기 일병은 어디 갔나요?


최종유 상병이 대답했다.

명기 전출 갔어.
니 몰랐나?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나중에 듣고 보니 타대대에 병력이 몇 명 모자라
우리 중대에서 딱 2명 데려갔는데
그 둘이 내가 배추 솎듯 솎아서 전출시켜 달라고
기도한 인간들이었다.  이제 얼굴 볼일 없다
기도했던 2명의 인원이 내 눈앞에서 사라진 것이다.
유쾌. 상쾌. 통쾌

오. 하나님
감사합니다.


공수훈련으로 한창 바쁜 어느 날
식당 앞에서 식사를 마친 후임병이 묻는다

내무반에
모르는 사람이 왔는데
말입니다.
전에 우리 소대였답니다

내가 물었다.

이름이 뭔데
김명기던데요

나는 후임병들에게 말했다.

존댓말 하지 말고
내쫓아.

185 정도의 큰 덩치의 후임병이 대답했다.

예. 알겠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후임들에게 물었다.

어떻게 됐어?

후임들이 대답했다.

왜 사람도 없는
빈 내무반에 있냐고
내보냈습니다.

내가 말했다.

그래. 잘했어.

그 후 내가 교회 가는 것을 두고
나를 괴롭히는 선임은 아무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