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은 어디지?
나의 고향은 근처에 있다.
하수구가 그대로 드러난 비포장 길
그 위로 포니 자동차가 지나가던 때가 있었다.
이웃은 돼지를 키웠고 벽돌공장을 했다.
정전도 자주 일어나 집집마다 촛불을 켰다.
가끔은 여기도 서울인가 하고 생각했다.
해바라기가 길가에 있고 코스모스가
때마다 바람에 흔들렸고 동산마다
개나리가 노랗게 물들던 시절.
어른들은 가끔 나를 보고 '울보'라고 놀렸다.
어른들은 아이들 놀리기를 즐겼다.
억울함이 목까지 차오르지만 아이들의
무기는 울음밖에 없었다.
살던 집에 불이나고 10일 뒤 입대를 했다.
그때의 눈물은 소년의 눈물과 달랐고
눈물로 해결할 수 있는 건 없었다.
비포장길에 갇힌 땅을 지날 때마다.
나도 땅에 갇힌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사람은 땅에 갇히고 집에 갇혀 살지만
나의 자전거바퀴는 세월을 거슬러
비포장 길을 달려간다.
그리고 그곳에 그리운 내 고향이 보인다.
그리고 그곳에는 어머니의 밥 짓는 연기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