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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으로 갈 수 있다면

daywalker703 2023. 11. 18. 15:50

우리가 죽어서 나무가 되어
우리 모두가 죽어서 꽃으로 피어
그 숲에 다시 새로운 생명으로
푸르른 숨소리로 다시 태어나
햇빛을 다시 보고
바람을 다시 느끼고
우리가 죽어서 숲으로 갈 수 있다면
지나온 세상의 그 어떤 미련도
못 다한 한 톨의 바램도 없이
새벽에서 밤이 오는 순간을
오롯이 느낄 수 있으리

*독일의 숲 장례 장면을 보고
시 한 수 지었습니다.

남편을 먼저 보낸 한 여인이
남편의 유해를 묻은 나무 앞에 서서
사이먼&가펑클의 '침묵'이라는 노래를
들으며 웁니다.

또 다른 여인은 휴대폰 화면에 저장된
남편의 사진을 보며 그리워합니다.
"자식들이 집안일하는 것도 싫어하는데
우리가 죽은 후 장례식장 관리를 할까요?
우리가 함께 찾던 숲에서 다시 만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