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피아제의 이론에 따르면 "아동의 감각,
지각, 사고, 추리, 지능, 의지능력과 발달은
그를 둘러싼 환경과의 상호작용에 의해
성취되며 발달 순서는 불변한다고 했다.
그러나 순서는 불변하여도 지나는 속도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라고 했다.
과연 그런가? 상호작용이 생기기 전에
병원 신생아놀이터에서 아기들이
푹신한 계단을 바로 내려오다 구를 때
나는 옆으로 게처럼 내려왔고 서너 살 때
타이즈를 입혀놓으면 가랑이가 불편해서
가위로 발목 부분을 자르려 했다.
어머니가 관찰한 결과 애가 왜 자꾸
발목 부분을 자를까 보니 다른 아이보다 다리가 길어
가랑이까지 오는 타이즈의 기장이 짧았던 것.
밥숟가락을 깜빡 잊고 수저를 주려고 보니
밥뚜껑으로 밥을 먹고 있었다.
꽃게의 앞다리 안에 심줄을 움직여
집게의 움직이는 원리를 탐구했고
어른들이 걸음마를 시킬 때는
재봉틀옆에 있는 다디미 방망이를 보고
"아. 저걸 짚고 걸으면 되겠구나"하고 걸음마를 했다.
외가에서 빵집을 할 때 장손자인 내게
외할머니와 외삼촌이 빵을 주었다.
우선 냄새를 맡고 한 입 먹고 안 먹어~
다시 다른 빵을 주면 냄새를 맡아보고
한 입 맛보고 안 먹어~
발음도 부정확하게 안머~~ 그렇게 15개
16개째 빵에서 Okay를 냈다.
상호작용은 이루어질 틈도 없었다.
그러나 어린 날의 영특함은 내게 독이 되었다.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라
어머니께서 내가 어린시절부터 언제나
내게 명심하라 하신 말씀이었지만
잘 지키지 못하고 살았다.
어머니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