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나고 토요일. 아침부터 굵은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토요일에 아이를
보러 간다고 했지만 비가 내리는 날이라
하천 체육시설에도 사람들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다시 한주가 지나 토요일이 되었다.
혹시라도 아이를 만나면 주려고
빵이랑 음료를 사고 지인에게 선물로 받은
프랑스처컬릿 세트를 챙겼다.
하천 트랙에 아이들이 노는 게 보였다.
여자 친구가 먼저 아이를 발견했다.
다가가서 아이의 이름을 불렀다.
아이는 반가운 얼굴로 다가왔다.
아저씨. 오셨네요?
지난주에 비가 와서 못 왔어
전 비가 와도 왔었어요
진짜?
비오는데 왜 나왔어?
아저씨가 미안하구나
아빠는?
아이는 고개를 숙이고 고개를 저었다.
아이를 데리고 벤치에 앉았다.
이거 먹어봐.
프랑스 초콜릿이야
빵도 먹고
아이는 신기한 듯 물었다.
프랑스 초콜릿이요?
프랑스 초콜릿은
처음 먹어보네요
아이의 말투는 특이하게 또박또박했다.
빵과 음료를 맛있게 먹는 아이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아이의 옆에 다른 자전거가 보였다.
전에 자전거는 제자리 갖다 놨지?
아이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건 형 자전거예요.
오늘은 안 때리고
저보고 타랬어요
그래
잘했어. 착해
담부터 그러면 안 돼
약속.
아이와 손가락을 걸고 머리를 쓰다듬었다.
초가을바람이 시원한 날이었다.
아이는 나를 기억하고 있을까.
_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