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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노숙자
daywalker703
2024. 12. 19. 10:15
가끔 4호선에 보이던 여자노숙자가 있었는데
요즘은 보이지 않는다.
그녀는 허리가 ㄱ자로 굳었고 양손에는
청테이프로 칭칭 감은 검은 봉지가 여러 개를
잡고 있었고 무게 탓인지 양손으로 질질 끌고 다녔다.
한 번은 봉지 짐을 놓고 열차를 기다리는 그녀를 보고
그중 한 짐을 들어서 전철 안으로 옮겨줬더니
그녀가 일갈한다.
"왜 익스큐즈미도 없이 남의 짐에 손을 대요?"
불만 섞인 목소리로 사람들을 향해 소리친다.
"남자들 성추행하지 마세요."
상처가 많은가 보다 생각하고 넘겼다.
똑같이 태어나 왜 저렇게 될 수밖에 없었을까.
그리고 언젠가 수어예배를 드리기 위해
청함교회로 이동 중 동작역 커피숍 앞 휴게 의자옆에서
구석에 쪼그려 앉아 잠든 그녀를 보았다.
얼마나 피곤한 삶이 지속되는 걸까?
커피숍에서 파는 샌드위치와 생수 한 통을 사서
자고있는 그녀 앞에 놓아주었다.
땅에는 항상 가난한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다.
너희 땅에 있는 너희 형제들 가운데
가난하고 궁핍한 사람들에게 손을 펴 도우라"
삶은 가난해도 마음은 부자로 살고싶었다.
한끼라도 행복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