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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야의 물고기

daywalker703 2023. 6. 12. 15:42


                         박병권

물고기가 황야에 서 있었다
모래바람 자욱한 들판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버스의 정류장

물고기가 황야에 서 있었다

온몸의 모래를 털어낼 손도 없는
모래바람 속에서 눈이 맵다

하루 종일 서있어도 오지 않는
미지의 버스를 기다리며

물고기가 황야에 서있었다

회오리바람 한줄기 바닥을 긁으며
물고기가 눈을 감을 때

늙은 카우보이처럼
멀리서 들리는 휘파람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