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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옛적에

daywalker703 2024. 5. 26. 11:55

아버지가 동네 사람과 하는 얘기 들어보면
모든 게 옛날타령.
대화라기보다는 서로 옛날의 사례를 열거하기 바쁘다.
그저 순서를 기다리며 자기 얘기만 펼친다.
상대의 추억에 대한 공감은 전혀 없는 아버지.
나는 "옛날에는 말이야~"를 대화의 서두에
꺼내는 걸 싫어하는 편이다.
지나간 건은 지나간 것일 뿐이다.
아픈 상처들이야 기억에 오래 머물겠지만
해묵은 보릿고개 얘기를 하는 아버지는 차량 맞다.
아마도 그때의 고난이 깊게 자리 잡아서 그렇겠지
미루어 짐작하고 힘들었겠구나 생각은 한다.
그러나 추억처럼 되씹기에는 너무 오래된 이야기.
나는 호응하기 싫고 듣기도 싫다.
지나간 것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사람의 지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다.
"사람이 죽으면 도서관이 불타는 것과 같다"지만
오로지 술로 늙은 사람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다.
추억은 가끔 봄바람처럼 기억을 깨우기도 하지만
말의 시작이 허구한 날 옛날에는 말이야~로 시작된다면
고리타분하다.